책소개
한 아이가 장난감 구급상자를 들고 까만 눈동자로 우리를 응시한다. 삐뚤빼뚤한 어린아이 글씨로 ‘내 걱정은 하지 말라’고 한다. 대체 무엇을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일까? 뒤이어 등장하는 장난감 청진기며 약 같은 것들이 넌지시 힌트를 주더니, 엄마의 음성으로 들리는 대사가 결정타를 날린다. “아파서 오늘은 유치원 못 가겠네.”
‘그래, 아이가 아파서 유치원에 못 가는구나!’ 이런 예상과 함께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면 이야기는 우리를 시원하게 배신한다. 아이는 당찬 표정으로 쌩쌩하게 서 있고, 도리어 엄마는 축 늘어진 다리만 빼꼼 보일